아름다운 필체의 노트

아름다운 필체의 노트
아름다운 필체의 노트Name아름다운 필체의 노트
Type (Ingame)임무 아이템
FamilyNon-Codex Series, Non-Codex Lore Item
RarityRaritystr
Description???

Item Story

마카니가 또 밤을 지새웠단 걸 알게 됐다… 아마 아직도 친구들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모양이다. 나는 그의 마음과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나 역시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 왔으니까. 아내로서도, 처음부터 함께한 단원으로서도…

그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어떤 젊은이가 뜻이 맞는 동료들을 모아 모험단을 만들겠다며, 분주하게 돌아다닌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생겼나 호기심이 생겨, 높은 곳에 올라가 살짝 내려다보았다. 막상 가보니 다들 비옥한 터전에서 온 풋내기 청년에게는 별 관심이 없었고 광장에는 사람도 얼마 없었다. 그냥 구경만 할 생각이었는데, 결국 제일 눈에 띄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의 연설은 꽤 괜찮았다. 허풍이나 빈말을 늘어놓는 사람이 아니었고, 말속에는 소박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굳게 믿었으며, 마치 두려움을 모르는 용기를 품은 한 줄기의 들불 같았다. 그날 있었던 모든 일을 자세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 순간 내 마음이 뜨겁게 끓어올랐단 것만은 분명히 기억한다.

하지만 현장에는 박수갈채도,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다. 구경하던 부족 사람들은 하나둘 자리를 떠났고,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한숨을 내쉬더니, 몸을 숙여 바닥에 놓인 가방을 들었다. 더는 그 자리에 머무를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른 곳에서 찾아봐. 꽃깃회 쪽에 가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나는 그 젊은이가 너무 실망할까 봐 걱정됐다. 애초에 우리 연기 주인은 모험과 거리가 먼 편이니까.

그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자, 나는 그제야 그의 눈빛에 좌절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단 걸 깨달았다. 그는 웃으며 내게 감사 인사를 건넸고, 얼굴에는 여전히 단단한 결의가 서려 있었다. 마치 이런 냉대쯤은 길가에 널려있는 가시덤불에 불과하고, 어려움은 그저 모험 중 스쳐 지나가는 한 장면일 뿐인 것처럼.

어떻게 이렇게 뜨겁고 밝게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늘 나와 다른 삶의 방식들이 궁금했다.

그 후로 차초가 합류했고, 마지막으로 샘물 무리의 안제아가 우리와 함께하게 됐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제아가 자기 집 근처에서 모닥불 파티를 열자고 제안했고, 모두 들뜬 마음으로 준비에 나섰다. 새로운 동료를 맞이한 기쁨과 앞으로 펼쳐질 모험에 대한 기대가 뒤섞여, 그날은 다들 평소보다 한두 잔씩 더 마셨던 것 같다. 그러다 모험단 이름을 정하자는 얘기에 온갖 기상천외한 이름들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회오리 칼날이 이끄는 뜨거운 승전」이라는 이름 뒤에, 마카니는 「부싯돌 칼날」이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안제아가 왜 좀 더 강렬한 이름으로 하지 않느냐고 묻자, 마카니는 자신의 꿈은 영웅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거창한 이름 같은 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 말에 우리 모두가 놀라 술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진 기분이 들었다.

곧이어 마카니는 이 땅에는 애초에 영웅이 넘쳐나고, 자신이 바라는 것은 우리가 힘을 모아 후손을 위한 길을 닦는 것이라고 했다. 막 태어난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해서 빛을 내는 것을 바란다고…

「부싯돌 칼날」, 불씨의 계승. 얼마나 멋진 이름이며, 얼마나 깊은 뜻인가.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딱 들어맞았던 게 오히려 문제였던 것 같다.

「부싯돌 칼날」이라는 이름을 티바트 전역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던 건 우리였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도 전에 아기가 태어났고, 가장 먼저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도 결국 우리였다….

우리를 믿고 지금까지 함께 모험해 온 친구들에게는 이런 결정이 분명 이기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부모로서 아이의 건강과 평온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함께해 온 시간 속에서, 친구들이 어떤 말을 건넬지 우리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마음속 죄책감을 덜어주지는 않았다. 「작별」이란 언제나 어려운 일이고, 단장일 때는 더욱더 그렇다.

어쩌면 이것 역시, 우리가 마주한 시련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예전에 마카니가 내게 건넸던 그 용기를 내가 그에게 되돌려줄 차례다.

……

친구들은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 줄 알았다고, 진작부터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 농담 섞인 말들에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마카니 역시 그랬던 것 같다.

안제아는 다 함께 제대로 된 휴가도 즐길 겸 작별 여행을 제안했다. 언제나 그렇듯, 이 착한 친구는 모두의 기분을 챙기고, 누구에게도 후회가 남지 않기를 바랐다.

이제 다시 바빠질 것이다. 짐을 싸는 것 외에도 친구들에게 줄 선물도 준비해야 하니까.

아, 그러고 보니 여행 사진을 몇 장 더 넣으려면, 기념 앨범을 하나 더 마련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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