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즈마 기담집·2권

이나즈마 기담집·2권
이나즈마 기담집·2권Name이나즈마 기담집·2권
Type (Ingame)임무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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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폰타인 수필 작가가 수집하고 정리한 이나즈마 민속 이야기 모음집. 구전된 각종 괴담과 전설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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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

옛날 옛적에 콘다 마을 근처에서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가난하고 고된 삶을 살았지만, 선한 마음씨 덕분에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눈 내리던 어느 날, 할아버지는 산에서 땔감을 구하다가 덫에 걸려 발버둥 치는 뚱뚱한 동물을 발견했다. 그 모습은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이렇게 어린 숲멧돼지가 사냥꾼의 덫에 걸리다니, 참으로 가엽구나! 어차피 고기도 얼마 안 나올 것 같은데 죽게 내버려둘 순 없지, 내가 풀어주마!」

할아버지는 도끼를 내려놓고 숲멧돼지의 발에 엉킨 밧줄을 풀어주었다. 숲멧돼지는 기쁨의 울음소리를 내며 할아버지 주위를 몇 바퀴 맴돌더니 숲으로 돌아갔다.

땔감을 구하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할머니는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오! 정말 좋은 일했군요! 숲멧돼지가 자라면 더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날 밤 노부부가 막 잠에 들려던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젊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례지만 집 안에 누구 계신가요?」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데 밖에 사람이 있다니? 할머니가 문을 열자, 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소녀가 눈보라를 무릅쓰고 문밖에 서있었다. 그 소녀는 소박한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옷조차 그녀의 타고난 아름다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마치 리월의 전설 속 선녀를 떠올리게 했다. 할머니는 안쓰러워하며 말했다:

「아이고! 눈보라가 이렇게 거센데 많이 추웠겠구나! 어서 들어와 불 좀 쬐렴. 어느 댁 아가씨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늦은 밤에 무슨 일이니?」

「이렇게 늦은 시간에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전 부모님을 여의고 유언에 따라 의탁할 아버님의 지인을 찾으러 가던 중이었으나, 갑자기 큰 눈이 내리는 바람에 밤에 길을 잃었어요. 혹시 이곳에서 하룻밤만 머물게 해주실 수 있을까요? 복도나 창고라도 괜찮습니다」

사정을 딱하게 여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 소녀를 집에 들이고 따뜻한 식사와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선행을 한 덕분일까? 그날 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좋은 꿈을 꾸었다.

그 후 며칠이 지나도 눈이 그치지 않아, 소녀는 계속해서 노부부의 집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머무는 동안 소녀는 노부부의 생활을 극진히 보살폈다. 그 친절하고 부지런한 모습에 노부부는 무척 기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갑자기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말하길: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전 부모님을 여의고 아버님의 지인을 찾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분은 한 번도 뵌 적이 없는 분이라, 짐이 될지도 모르는 저를 받아주실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전 그동안 두 분께 많은 보살핌을 받았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만약 두 분께서 괜찮으시다면, 저를 양녀로 삼아 주실 수 있을까요? 전 평범한 소녀에 불과하지만, 최선을 다해 두 분을 보살피며 은혜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노부부는 그 말을 듣자 무척 기뻐했다. 부부에겐 자식이 없어서, 이렇게 영리하고 친절한 딸을 얻게 된 걸 매우 반겼다. 노부부는 소녀를 친딸처럼 대했고, 소녀 역시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 없는 효심으로 노부부를 보살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아침 소녀가 노부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맛있는 간식을 가지고 왔다:

「두 분이 주무시는 동안, 가문의 전통 방식으로 간식을 만들어 봤습니다. 이걸 마을에서 팔아보세요. 분명 큰 인기를 끌 거예요」

역시 소녀의 말대로 간식은 부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상당히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그날부터 소녀는 매일 아침 노부부에게 판매용 간식을 만들어 줬고, 덕분에 노부부는 날이 갈수록 부유해졌다.

이런 일이 계속되자 노부부는 궁금해졌다: 집에는 평범한 밀가루밖에 없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한 노부부는 문틈으로 소녀가 간식을 만드는 것을 엿보았다. 그러나 방 안에 있던 것은 소녀가 아니라 뚱뚱한 동물이었고, 그 동물은 떠다니는 꿈을 코로 낚아 간식으로 만들고 있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깜짝 놀랐고, 자신이 들킨 것을 눈치챈 동물은 다시 소녀로 변신해 노부부 앞에 엎드리며 말했다:

「놀라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제 정체를 아셨으니 더는 숨길 필요가 없겠네요. 저는 할아버지가 산에서 구해주셨던 바쿠예요.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소녀의 모습으로 찾아와 악몽을 비싸게 팔 수 있는 간식으로 만든 거죠」

「어이쿠! 너는 바로 그 숲멧돼지구나!」 할아버지가 외쳤다.

「전 숲멧돼지가 아니라니까요. 전 리월에서 온 바쿠예요. 그리고 당신이 제 정체를 알게 됐다는 소식이 퍼지면, 우리 여주인님——좋은 꿈과 악몽의 지배자께서 제 무모한 행동을 쉽게 용서하지 않을 실 거예요. 그럼 당신도 화를 입겠죠. 지금까지 절 보살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폐를 끼쳐 죄송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두 분의 딸이 되고 싶어요. 하지만 너무 이기적인 소원이라 이 생에선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 같으니, 여기서 작별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바쿠? 그게 뭐니? 네가 인간이든 숲멧돼지든, 우리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딸이란다!」

「마음속 깊이 당신의 선의에 감사하고 있지만 제가 여기에 있단 소식이 전해지면 나중에 큰 문제가 생질지도 몰라요. 그리고 저는 숲멧돼지가 아니라 바쿠예요」

「에이, 그게 뭐가 중요하니? 네가 밝히지 않으면 아무도 네가 그 『바쿠』라는 걸 알지 못할 거야. 그냥 숲멧돼지를 기르는 것처럼 보일 테니, 다른 사람들도 신경 쓰지 않을 거란다!」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저는 숲멧돼지가 아니라 바쿠예요」

그렇게 바쿠는 노부부의 곁에 남기로 했다. 딸이 만든 맛있는 간식 덕분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행복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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