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황혼의 불·1권

가을 황혼의 불·1권
가을 황혼의 불·1권Name가을 황혼의 불·1권
Type (Ingame)임무 아이템
FamilyBook, Non-Codex Series, loc_fam_book_family_6969437
RarityRaritystrRaritystrRaritystr
Description꽃깃회에 전해 내려오는 두루마리. 원래는 각각 다른 두 시대의 이야기였지만 어느 순간 하나로 뒤섞여 버렸다

Table of Content
Item Story
Obtained From
Gallery

Item Story

그들이 창고로 향하는 굽이진 길을 따라 부슬비처럼 흩날리는 낙엽 사이를 지날 때, 그녀는 조용히 그의 옆얼굴을 뜯어보며 기억 속 그의 모습과 맞춰보았다. 몇 년 못 본 사이에 그는 키가 많이 컸고, 옷차림도 제법 화려해졌다. 물론 성왕의 이름으로 꽃깃회의 깃발을 받으러 온 연맹의 기록관이었으니 품위 있게 차려입는 게 당연했다. 그는 변했다. 사람이 어떻게 안 변하겠어?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변하지 않은 건 오직 무딘 그 성격뿐이었다. 「그 요리사의 손맛이 마음에 들 거야」 그는 대답을 기다리는 듯 잠시 말을 멈췄으나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말을 이어갔다. 「잿더미성에서 폐하를 뵌 이후에…」

용의 포효에 소리가 잠잠해졌다. 용은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혐오스러운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건 남쪽의 샘물로도 씻기지 않는 악취였다. 배신자와 미치광이의 계략으로 이 불타는 들판을 앗아가려 하다니, 천한 벌레로군. 용은 그녀를 끝까지 추격해 발톱으로 땅에 박아두려고 했다. 비록 이미 두 번이나 실패했지만 말이다.

그녀는 그의 의견이 아무래도 좋다는 듯 부드러운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는 입꼬리에서 미묘한 감정을 읽어내기 위해 그녀를 잠시 바라보았다. 늘 그랬듯 그 담담한 가면 위에서 그는 어떤 저항의 흔적도 찾지 못했다. 그녀는 늘 이런 식이었다. 그는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 그들이 처음 만난 그날부터 그녀는 늘 이렇게 조용하고, 순종적이며, 반항하지 않았다. 물가에 놓인 연약한 카피바라처럼 당연하게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강직한 그녀의 어머니와 완전히 딴판이었다. 「걱정 마」 그가 문득 말했다. 「그들이 전부 죽는다 해도 내가 영원히 네 곁에 있을게.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말이야」 그녀는 그를 쳐다보고는 살짝 웃어 보이더니, 자신 앞으로 뻗어진 손을 순종적으로 잡았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그녀는 자신에게 말하듯 그 말을 나지막이 되뇌었다. 그 순간 완벽했던 가면에 틈이 생겼지만 그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는 지금껏 그 어떤 일도 눈치챈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자신의 역할을 잘 연기하길 바랐지만 한 번도 칭찬받지 못하다니, 정말 운이 없네.

하지만 운은 이 기나긴 사냥의 주석일 뿐, 결정적 요인은 아니었다. 수년간 그녀는 거대한 용을 추적하며 그 흉악한 기운을 뒤쫓았다. 용은 허영심이 있으며 말에도 현혹되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자신을 운명의 지배자라고 확신하며 정해진 결말에 반항하리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러한 헛된 망상은 가늘고 긴 손가락이 팽팽한 활시위를 인도하는 것처럼 용을 이곳으로 인도했다. 그녀는 미동도 없이 다가오는 짐승을 바라보았다. 동굴 입구를 가득 채우는 용의 거대한 몸뚱이는 마치 병에서 흘러넘치는 기름 같았다. 그녀는 용, 그러니까 약탈자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녀는 한낱 벌레이자 바람에 날리는 깃털처럼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이 비열하고 교활한 애송아, 여긴 어디지?」

Obtained From

Shop

Name
n/a
items per Page
PrevNex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opButton